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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산악회 ܺīּ :
느티나무 산악회! 당신은 나의 존재이고 나는 당신의 존재입니다. 당신이 있기에 나의 삶이 참 행복합니다. ♬♪
 : cima : 2013-07-04 ī : 6

광주의 상징이요 모산인 무등산을 전철로 간다 ۼ : 2014-11-19
이기승(19) hit : 138

TV 방송에 출연해 퀴즈를 푼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착착 문제를 풀어 스타가 되면 좋으련만, 대부분은
 말을 더듬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리며 머릿속이 하얘지는 경험을 한다. 
KBS 우리말겨루기에 어렵게 출연을 해서 그런지, 방송 후
 그 잔영을 쉽게 지우지 못하고 출연자 모임에 합류한다. 
퀴즈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출연자들이 다시 끈끈한 인간관계를 이어가는 것이다. 
우리말겨루기 출연자 김양현씨는
 광주여자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근무하며 다시 녹화할 날짜를 기다리고 있다.

팔에 닿는 기운이 조석으로 차게 느껴지는 가을,
 얼마 전에 출연했던 이혜경씨가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호남선 광주송정역까지 간다. 
멀리서 회원이 오니 어찌 반갑지 않겠는가? 
김양현씨가 역까지 마중을 나와서는, 산행의 들머리인 소태역까지 안내해주었다. 
동신대학교 교수학습지원센터에 근무하는 십년지기 이중엽씨도 함께 산을 오르기로 했다.


↑ 0001(장불재에서 입석대로 올라가는 등산로는 억새천국이다.)

무등산은 1972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40년만인 2012년에 우리나라의 21번째 국립공원이 된 산이다. 광주가 곧 무등산이요, 무등산이 곧 광주라고 표현해도 지나침이 없는 명산이다. 그래서 무등산을 '광주와 전남의 진산'이라 부른다. 정상부의 서석대와 입석대는 주상절리의 표본을 보여주는 것처럼 멋있어, 찾는 이들이 꼭 앞에 서서 사진 한 장 남기는 곳이다. 주상절리는 용암이 흐르다가 바닷물을 만나 굳어진 것이다. 이렇게 1,000미터가 넘은 고지대에 있는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등산객들은 원효사 지역과 증심사 지역으로 많이 오르내린다. 천왕봉은 출입금지 구역이다. 이 지역의 각계각층이 무등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가사문학의 대가라 해도 손색이 없는 송강 정철이 청소년기에 무등산 자락에서 지냈다고 하는데, 그가 남긴 성산별곡은 무등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무등산은 광주 지역의 정신적 구심점이요, 지역 공동체의 상징인 것이다. 소태역 4번 출구~정토사~매봉~탑봉~마집봉~중머리재~장불재~입석대~서석대 ~중봉~중머리재~증심사~집단시설지구 약 15km 7시간 소요 소태역 4번 출구를 나와 지원파출소 앞을 지나면 사우나가 있는 6층짜리 건물이 보인다. 그 건물 좌측으로 3분 정도 가면 우측에 정토사가 있는데, 정토사 건물을 지나면 우측에 계단이 있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지만 이정표 하나 없어 지나치기 십상이다. 숲에 들어서자 이정표가 나온다. 소태역 1km, 중머리재 6km 거리다. 근처에는 밤나무가 많아 등산로에 알밤이 나뒹군다.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면 매봉 0.9km 라는 이정표가 다시 반긴다. 소나무와 싸리나무가 많은 등산로를 가다보면 유문암 동굴이라고 명명된 바위에 닿는다. 누군가 바닥에 불을 때가며 침식을 잊고 기도를 한 흔적이 남아있다. 동굴 위의 바위는 넓어 몇 명이 앉아 조망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곧 탑봉에 닿는데, 누군가 돌을 쌓아 10개 정도의 탑이 만들어져있다. 아직 반쯤 쌓은 것도 있는데, 그래서 탑봉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탑봉에서는 천왕봉과 중봉, 장불재 등 무등산의 전경을 즐기기 좋다. 아래로 내려가는 듯하더니 다시 올라가는 길이 이어진다. 나무에서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자주 들리는 곳이다.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은 산길을 오르다보면 풀에 덮인 헬기장에 닿는다. 바로 마집봉인데, 근처에 중식 자리로 활용할만한 곳이 있다.

↑ 0010(마집봉에는 풀에 뒤덮인 헬기장이 있다. 중식자리로 활용하기 좋다.)

마집봉에서 중머리재까지는 2km다. 이 구간은 등산로 좌우로 조릿대가 많은 지역이다. 정상부는 보이지 않고 숲 사이로 서석대와 장불재 방향이 보인다. 등산로에 멋진 암괴가 나타나기도 한다. 태풍 때 뿌리가 뽑혀 쓰러진 고목도 자주 나오는데, 큰 산이라 쓰러진 나무들도 크다. 김해 김씨 봉분을 지나 1km 정도 오면 억새가 나타나 가을 분위기를 한층 무르익게 한다.

↑ 0002(마집봉에서 중머리재 구간에는 억새가 많다.)

앞쪽을 가로막는 중봉과 장불재의 몸집은 다가설수록 더욱 우람하게 보인다. 흰 구름 몇 조각 걸린 가을하늘이 청명하다. 중머리재를 0.4km 남기고 새인봉으로 빠지는 분기점인 서인봉도 나온다. 이쪽부터는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는지 길이 좋다. 헬기장을 거쳐 도착한 중머리재에는 넓은 데크도 만들어져있다. 증심사에서 이곳을 거쳐 입석대나 중봉을 오르는 코스가 일반적이라, 중머리재는 등산화에 짓밟혀 풀도 별로 없이 맨땅이 드러나 있다. 그 모습이 멀리서 보면 중의 머리같이 생겨 중머리재라는 이름이 만들어졌다.

↑ 0003(중머리재 근처에 오면 등산로가 넓어진다.)

중머리재의 큰 표지석을 지나면 물을 뜰만한 곳이 있다. 두 줄기로 나오는 그곳에서 수통을 채워야 한다. 돌로 만든 계단을 따라 그리 급하지 않은 길을 약간 지루하게 올라가면 다시 조릿대가 나타나고, 좌측에는 집채만 한 바위가 흩어져있는 너덜지대가 나온다. 길 우측의 계곡에서 졸졸거리며 계곡물이 흐른다. 이런 길을 20여분 올라가면 앞이 탁 트이며 억새가 살랑거리는 곳에 닿는다. 통신시설도 바로 코앞에 서있다. 해발 900m의 장불재라는 곳인데, 증심사 주차장에서는 5km 거리다. 평소에 바람이 세게 불어 주변에 큰 나무는 없고 억새만 자란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입석대와 서석대의 모습이 거리도 적당하고 가장 멋있다. 마지막 화장실이 있는 곳인데, 정상부는 입석대와 서석대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우측 입석대를 거쳐 좌측의 서석대로 가는 게 적당하다. 기둥 모양의 주상절리는 용암이 식을 때 생기는 절리 중에 오각형이나 육각형의 모양을 말한다. 무등산의 절리는 약 7천만 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서석대와 입석대, 규봉 등이 있다. 이곳의 너덜겅도 암석의 생성 및 풍화과정과 관련이 있다. 이런 자연자원은 세계적으로 드문 경우라, 이 지역의 뜻있는 분들이 세계유산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규봉은 약 2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다.

↑ 0004(입석대 앞에는 전망대가 있어 누구라도 서서 사진을 찍는다.)

이곳 장불재에서 백마능선을 거쳐 3.1km 떨어진 화순의 안양산(853m)으로 능선산행을 하며 갈수도 있다. 입석대가 0.4km, 서석대가 0.9km 떨어졌다는 이정표를 뒤로 하고 걷는다. 억새 사이로 들어가면 아무 곳이나 다 그림이 된다. 억새 사이를 걷는 등산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입석대 앞에는 전망대가 있어 사진 찍으며 흔적을 남기기 좋다. 바람결 따라 군무를 즐기는 억새의 모습은 무등산 산행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입석대는 이름자 그대로 길쭉한 바위가 층층이 세워져있는 모양이다. 산 정상부에 어떻게 이런 자연작품이 만들어졌는지, 위대한 자연 앞에서 인간이 한없이 작아지는 순간이다.

↑ 0006(무등산의 상징인 서석대에서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낀다.)

입석대 뒤로 돌아가 바위와 억새를 구경하며 바위 사이의 길로 가면 승천암(昇天巖)이라는 바위가 나온다. 그리 크지는 않은데, 생긴 모습이 하늘로 오르는 모습이라 이런 이름이 붙은 듯하다. 옆에 있는 안내판이 스님과 이무기와 산양에 얽힌 보은의 전설을 전한다. 멀리에는 백마능선의 산줄기가, 가까이에는 바위와 억새가 있어 구경을 하다보면 서석대에 닿는다. 서석대 빗돌 옆에서 사진을 찍으면 뒤쪽의 정상부가 배경이 된다. 서쪽 아래에 있는 광주 시가지를 조망할 수도 있다. 출입금지 구역이라 등산객들은 이곳에서 하산해야 한다. 무등산 옛길로 내려가면 전망대가 있는데, 무등산의 주상절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좋은 장소다.

↑ 0007(서석대에서 중봉 가는 길은 억새 사이로 나있다.)

앞쪽의 중봉을 향해 내려가면 다시 억새가 춤을 추는 길로 들어서게 된다. 억새구경을 하며 기분 좋게 앞으로만 가면 중봉(915m)이다. 부드러운 능선이 마치 강원도 정선에 있는 민둥산 같은 느낌이 든다. 중봉도 바위투성이다. 중머리재까지 1km 거리인데, 바위 사이로 난 길을 즐겁게 걸으며 경치를 즐길 수 있다. 다시 중머리재에서 증심사까지는 2km, 길이 넓게 잘 나있어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길이다. 내려갈수록 좌측의 계곡에서 나는 물소리가 커지는데, '산이 커야 골이 깊지'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곳이다. 도시에 있는 산인데도 오염이 덜 되었는지 반딧불이도 날아다닌다. 천년고찰 증심사를 구경하고 다시 20여분 더 내려오면 집단시설지구인데, 식당과 커피숍 등이 많다. 집단시설지구에서 버스를 타면 10분 정도 뒤에 학동 증심사입구역에 닿는다. 산행정보 증심사 무등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증심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 사찰로 통일신라 후기에 창건된 것으로 추측된다. 대웅전 뒤에 있는 삼층석탑도 통일신라 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삼층석탑은 1971년에 탑을 해체하여 현재 모습대로 복원하였다고 한다. 담양국수 증심사 상가 내에 식당이 많이 있는데, 집단시설지구가 대개 그렇듯이 메뉴는 비슷비슷하다. 이곳의 식당메뉴는 맛의 고향 광주답게 국수와 홍어무침이 기본이다.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담양국수에서는 홍어, 무, 미나리 등을 버무려 만든 홍어무침에 막걸리를 곁들여 산행의 여운을 즐길 수 있다. 문의 (062)226-1178 - 글/사진 최두열_블랙야크 셰르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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